[미쉘오바마/비커밍]을 읽고
<MOTIVE>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은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오바마 대통령"이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가 펼친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스피치 실력은 그의 연설문을 공부하고 따라 하는 수많은 이들이 근거가 된다. 미국인이 아닌 나도 오바마의 스피치에 감동을 받았었는데 그들은 오죽하겠나.
하지만 버락 오바마와 함께 미쉘 오바마도 많은 여성들의 롤모델이 된다. 큰 키에 호탕한 웃음, 미국 아이들의 식습관을 위해 직접 백악관에서 텃밭을 일구는 모습. 그녀를 사랑할 이유도 넘친다. 이 책은 정말 드물게도 내가 직접 샀던 책이다. 꽤 오래전에 샀는데 나는 이 책을 읽을 생각보다는 미쉘 오바마에 대한 팬심으로 책을 구매했던 것 같다. 내 성격 자체가 남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 남의 사사로운 일상이라면 더욱. 그런 나에게 타인의 인생을 가득 담아 둔 자서전은 재미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알아보고 싶었다. 과연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로 사는 삶은 어떨까? 환상에 갇힌 오바마 부부 말고, 진짜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졌다.
<POSITIVE>
이 책을 통해 자서전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실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라는 경험은 정말.정말 하기 어려운 경험이지 않은가. 그 삶을 이해하게 되고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었다. 책이 어렵지 않게 쓰여있어서 쉽게 감정 이입을 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연예인, 정치인을 비롯한 "공인"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남편과의 데이트를 위해 모든 사람이 몸 수색을 받고, 그 주변의 일대 거리가 통제된다고 생각해보라. 평범한 나라면 아무렇지 않게 누릴 자유를 위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책임과 부담감이 지불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물론 그렇게 지불한 대가로 많은 돈과 명예를 얻게 되는 것이지만 거꾸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돈과 명예를 내가 삶을 살면서 누리고 싶은 일상들, 내 아이의 재롱잔치에 가서 카메라를 켜고 그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순간, 날씨가 화창한 날 한강에서 친구들과 치맥 하며 웃고 즐기는 시간들과 바꿀 수밖에 없는 삶.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이 책을 읽고 또 생각해본 것이 있다면, 나와 함께 할 사람. 배우자를 만날 때의 기준이다. 예전에는 내 배우자는 이랬으면 좋겠다는 것이 주로 외적인 것이나 물질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 오바마 부부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니 내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정의"에 대한 개념이 일치하고, 그의 정신적 성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 만나기 위해서, 함께 하기 위해서 내 안의 정의감 중요하다는 것을 이젠 안다. 영화감독 장항준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부부란 같은 사건에 화를 내고, 같은 가치에서 슬퍼하며, 분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말을 해준 또 다른 사람으로 나는 미쉘 오바마를 기억할 것이다.
이 책은 굉장히 솔직하게 쓰여졌다. 그래서인지 더 공감이 갔을지도 모른다. 미쉘과 솔직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한다.
<NEGATIVE>
딱 한 순간, 오바마를 너무 미화하는 것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긴 했다. 남편이고, 게다가 나와 신념도 일치한다면, 실제로 대단한 이라면 그럴 수는 있겠지만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는 좀 거북할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이 온다면 그냥 미쉘이 남편 버락은 너무도 사랑한다고 여기시고 넘어가면 될 정도이다.
<COMMENT>
'마땅히 와야 할 세상' 이라는 말이 마음속에 깊이 박혔다. 마땅히 와야 할 세상을 위해 내 나름대로 싸워나가리라. 성장해 나가리라 다짐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더 크게 생각하고, 자신의 힘을 믿는 것. 그것이 미쉘이 이 책을 통해 여성들에게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미쉘은 자기 자신에게 미션이 다가올 때마다 이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한다.
'내가 과연 충분히 훌륭한가?'
이런 자신에 대한 의심을 딛고 미쉘이 성장할 수 있었던 대답은
"물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