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이대로가 좋아요> 후기/ 퍼플레이/ 홍대 인디스페이스
오늘은 퍼플레이에서 진행하는 GV 행사에 다녀왔다.
콜라 한 잔만 내 돈으로 들이고,
재밌는 영화에 GV까지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코로나 이후로 영화관을 가지 않아 초반에는 좀 낯설었는데,
확실히 큰 화면으로 보니 풍경도, 배우들의 표정도 시야에 꽉 차서 좋았다.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후기

영화 줄거리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공효진, 신민아 주연의 영화다.
예나 지금이나 톱스타인 두 여성이 한 프레임 안에 담긴다니, 안 볼 수가 없는 영화였다.
게다가 감독님까지 여성...! 아주 편안한 관람이 되리라 예상했다.
영화는 명주(공효진)와 명은(신민아)이 상복을 입고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앞에 이모라 부르는 여성이 오열하고 있고, 어떤 아이도 하나 보인다.
명주, 명은 자매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 장례가 끝나자 명은은 명주에게 제안한다.
'아빠를 찾으러 가자' 고.

사실 명주와 명은은 아버지가 다르다.
명주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있지만, 명은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없이 자랐다.
쌀쌀 맞고, 차가운 명은에게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아픈 상처이자, 결핍이었다.
두 사람은 성격도, 가치관도 다르다.
함께 묶게 된 모텔 방 벽이 썩었다는 사실은
명은에게는 당장 다른 곳에서 자야 할 아주 불편하고, 짜증 나는 부분이었지만,
명주에게는 별 신경쓰이지 않는, 자신이 그쪽 벽에서 자도 상관없는 작은 부분이었다.
그렇게 삐걱거리는 두 자매가 명은의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났고,
그 아버지를 결국에는 찾게 된다.
결말이 정말, 정말 , 내가 본 영화중 가장 큰 반전이었음만 말하겠다.
개인적인 영화 후기
어느 순간부터 영화를 볼 때 예고편을 보지 않고, 아무 정보도 얻지 않기 시작했다.
그냥 모르고 보는 게 더 영화에 집중할 수 있고, 보고 나서 드는 감정과 생각의 폭이 크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영화도 출연진만 알았을 뿐 아무 내용도 몰랐다.
그렇게 오랜 시간 그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난 후 결말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넓은 스크린으로 탁 트인 바다를,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명은의 표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독립영화의 매력을 잘 몰랐는데, 상업영화가 줄 수 없는 감독의 감각적인 장면 연출과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만드는 배우들의 대사들이 그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신민아, 공효진 두 배우를 다시 보게 된 것 같다.
정말 그들이 예쁘기만 해서 탑배우가 아니구나, 다른 출연진들보다
훨씬 화면에서 호소력 있게 표현되고, 연기도 그만큼 자연스럽고 입체적으로 하는구나 싶었다.
이렇게 또 여배우들의 매력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가볍게 보기 좋은 여성 영화였던 것 같다.
GV 행사 후기


GV 자체를 처음 가봐서 기분이 설레었다. 어떤 점이 좋길래 GV 가는 사람들은 GV만 가는 걸까?
근데 오늘 행사에 참여하고 나서 알게되었다. GV는 재밌다!
진행은 퀴어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반지하 님이 해주셨는데 정말 유머 감각이 넘치신다.
덕분에 불편하지 않지만 유쾌한 그런 희소한 유머로 웃을 수 있어서 좋았었다.
부지영 감독님께서도 편안한 매력을 가지고 계셨고, 이반지하님과 잘 어울려서 진행해주셔서 좋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관객들의 질문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봤던 장면을 캐치해서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를 질문한다든지,
더 나아가 명주의 아버지, 이 영화의 뒷 이야기까지 상상력을 발휘해서 질문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또 한 번 겸손해져야겠다 느꼈다.
지금 퍼플레이에서 감독님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하고,
평소에 퍼플레이가 스트리밍 하는 컨텐츠에 관심이 많았는데 오늘 다시 한번 들어가 봐야겠다
너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